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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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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2
    포장 마차를 타고
 


 

장소가 청담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약속을 취소한 뒤.
나의 취향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눈 내리는 오늘, 내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습니다

빨강 노랑 파랑의 뾰족한 고깔을 쓰고

길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집.... 포장마차입니다.

노크를 할 필요도 없이 굳이 정장을 입거나
예약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누구나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죠

영화를 보면 흔히 포장마차는

실업자, 고시 낙방생처럼 지쳐있는 사람들이 신세타령을 벌일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던 무대였는데..

이상하게도....좁디 좁은 포장마차지만

그곳은 어떤 광장보다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습니다

누군가 불만을 토해내면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던 곳,

그래서 포장마차에서는 ‘타인’이란 존재하지 않았지요


포장마차...말은 마차지만 사실 포장마차는 다른 마차와 다릅니다

바퀴가 있어도 사람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이동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니까요

하지만 포장마차는 춥고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을 싣고

여행을 떠나는 꿈의 마차였습니다

실연당한 여인들에게 포장마차는

누런 호박을 두드려 만든 신데렐라의 황금마차와 같았구요,

삶에 찌든 직장인들에게는

말발굽을 떨꺽이며 힘차게 달려가던 영화 ‘벤허'의 수레와 같았지요


소주 한잔, 뜨끈한 우동 국물로 허기진 심사를 달래주던 포장마차..

천막을 들추고 들어서면 김이 무럭무럭나는 오뎅과 꼬치,

군침이 도는 떡볶이가 반겨주던 포장마차...

오늘따라 길 모퉁이의 허름한 포장마차가 그리워집니다

마차에서 새어나오던 훈훈한 정담으로 가슴을 데우고 싶습니다

아, 이런 날은 백창우님의 '나무의자'도 듣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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